<내용> 밀양 출신으로 실학 이전의 실학자라 할 수 있는 이이정(李而禎. 1619~1679) 선생의 문집 [죽파집(竹坡集)] 4卷 2冊 완질본으로 목판본이며, 권두에 金道和의 手書刻序, 권말에 張升澤, 李元植의 跋이 있다. 보존 상태 양호하다.
<크기> 20.6×30.1cm
<참고> [밀양신문] 죽파 이이정(竹坡 李而貞) 관련 기사
시대론(時代論)
370년 전 密陽의 실학자(實學者) 죽파(竹坡) 이이정(李而貞)
[2012-05-31 오후 1:42:00]
지난 3월 23일 옛길 영남대로를 복원하고자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삼랑진에서 전설로 전해온 승교 처자다리가 발굴되면서 옛길의 역사적 가치를 오늘의 문화유산으로 남기고자 함이다.
이 중에 작원잔도는 예부터 험하여 위험을 안고 지나가야 하는 길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중요한 도로이면서 가장 험한 곳이라 할 것이다. 비탈진 벼랑 바윗길에 한쪽은 낭떠러지로 깊은 낙동강이 흐른다. 우리나라에서 실학자라하면 200년 전 서학이 들어오던 때 정약용을 손꼽는다. 실학이란 이름조차 없을 때 밀양의 죽파(竹坡) 이이정(李而貞 1619~1679)은 사실상 실학자였다 하겠다. 그는 작원잔도를 험하게 두어서는 안된다 하여 작원잔도수치보권문(鵲院棧道修治普勸文)을 피력하여 앞장서 작원잔도 보수를 고을에서 함께 힘쓰기를 권한 권선문이 남아있다. 이때는 임진왜란 이후로 아직 피폐하여 새롭게 정비하고 정돈하여야 하는 큰 지역사업이 많았기로 죽파가 주도하여 예림서원을 사액(賜額)받기 위하여 경상관찰사 유영순(柳永詢)을 수차 만나 청원하고 끝에는 민의를 모아 속히 나라로부터 사액이 내리게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한 청원서를 내기도 했다. 밀양지역의 학통을 기록한 내용을 보면 죽파는 근기남인(近畿南人)학맥으로 순종조 영남학부 학맥은 한강 정구(寒岡 鄭逑)학설 계통인 미수허목(眉受許穆)의 영향을 받았는데 미수는 주자학자이면서 원시유학을 경모하는 독특한 경향이 있었으며 한강(寒岡), 허목(許穆), 이익(李瀷), 이가환(李家煥), 정약용(丁若鏞)으로 이어진 남인 실학자의 비조라 칭한다. 죽파(竹坡) 이이정(李而禎)은 허목(許穆)학통을 대표하는 영남학부의 학자로 본관은 벽진(碧珍) 자는 공직(公直) 호는 죽파이다. 정국공신 성산군(星山君) 식(軾)의 오대손이며 국담 박수춘(菊潭 朴壽春)의 사위이며 미수 허목이 오당제일인(吾當第一人)으로 부를 정도였으며 임진왜란 이후 향교를 정비하고 예림서원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오졸제(迂拙齊), 송계(松溪) 두 선생을 배향했다. 그는 당시 부사인 학사 김응조(鶴沙 金應祖)에게도 배웠다고 기록하고 있다. 오졸제선생 여표비(閭表碑)를 세우기 위해 도관찰사에게 향민은 농사일을 폐할 수 없으니 경산에서 채석하여 밀양까지 60리길을 관군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어찌 옮길 수 있겠는가 하며, 경산, 청도 두 고을에 약간의 군정(軍丁)을 징발하여 배에 실어 운반해서 성대한 일을 완성하게 해 달라는 청원을 볼 수 있다. 예림서원의 이건을 위한 장문의 청원서와 예림서원 강당 상랑문, 능파당 상랑문 등은 국문학적 가치가 높다 할 것이다. 부모가 살아계신 초년에는 부친의 명에 따라 향시인 초시를 세 번이나 합격했지만 부모가 돌아가신 이후에는 과거에 나갈 필요를 느끼지 않고 전심전력 경서와 시문, 역사 등 폭넓은 학문에 열중 매사를 추찰(推察)할 수 있었다. 부친은 최초인 무자향약을 결성하고 이에 따른 최초의 도약정인 사빈(泗濱) 이계윤(李繼胤)으로 순수 지방자치 형태를 이루었다. 죽파는 당시 오형제 중 셋째이며 오형제가 한 이불 아래에 기거하며 부모봉양을 했다 해서 그 마을을 효우촌(孝友村)이라 불렀다. 오늘의 집성촌 내진리에 접한 양효리에 속한다. 임진왜란 이후 향풍은 물론 피폐한 향중에 정비되어야할 큰일들을 앞서 선도하며 동분서주했던 내용을 기록으로 볼 수 있는 것은 그 당시에 스스로에 안주하지 않고 폭넓은 시야로 지역공동체를 위해 사실상 실학에 충실해 온 밀양의 대표적인 선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종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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