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하고 옥중 서거한 칠곡 출신 창여 장진홍(滄旅 張鎭弘) 의사의 [순국의사장진홍선생유사(殉國義士張鎭弘先生遺事)] 단책으로 1955년 문창사에서 발행하였다. 권두에 이승만, 함태수, 김병로, 신익희 등의 贊과 사진자료, 신문기사 등의 자료가 실려있다. 표지 얼룩, 책등 부분 손상 외 상태 양호하다.
<크기> 15×21.2cm
<참고><참고> 장진홍 (張鎭弘)(1895~1930. 6. 6)
일명 성욱(聖旭). 인명학교(仁明學校)를 졸업한 뒤 1914년 3월 조선보병대(朝鮮步兵隊)에 입대했으며 1916년 상등병으로 제대한 후 비밀 독립운동단체인 광복단(光復團)에 가입했다. 1918년 7월 광복단원 이내성(李內成)의 소개로 김정묵(金正默), 이국필(李國弼) 등과 독립운동 방법을 논의한 후 이국필과 같이 러시아령 하바로프스크로 가서 한인동포 70여 명을 규합하여 군사교육을 실시했으나 러시아 혁명과 일본군의 출병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귀국했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부친 소유의 전답을 팔아 행상을 가장하여 전국을 답사하면서 일제 침략의 참상을 자세하게 조사한 후 7월에 인천에 입항한 미국군함의 하사 김상철(金相哲)에게 수집한 자료를 주어 영문으로 번역하여 세계 열강에 배포하도록 부탁했다.
그 후 부산에서 <조선일보> 지국을 운영하면서 정세를 관망하던 중, 1925년 9월 베이징[北京]에서 김창숙(金昌淑)·남형우(南亨佑) 등으로부터 무기를 건네받고 대구에 잠입한 이정기(李定基)와 접촉하여 비밀결사를 조직했다. 1927년 일제 고관 암살과 중요시설 파괴를 목적으로 폭탄을 제조, 그 목표를 경상북도지사·경상북도경찰부·조선은행지점·식산은행지점으로 정했다. 10월 18일 덕흥여관(德興旅館)에 투숙하여 폭탄을 벌꿀 선물로 포장한 다음 여관 심부름꾼 박노선(朴魯善)을 시켜 배달하도록 했다. 박노선은 먼저 조선은행지점으로 가서 선물상자를 전달했으나 은행원이 이상히 여겨 상자를 열어보아 실패했다. 박노선은 잡혔으나 나머지 상자 3개가 폭발해 일경 4명과 은행 사환 1명, 통행인 1명이 중상을 입었다.
11월 다시 친척인 장용희(張龍熙)를 설득하여 경상북도 안동군의 경찰서와 은행지점을 폭파하기로 하고 폭탄 3개를 제조하여 주었으며, 이듬해 1월에는 영천에 사는 친구 김사실(金士實)을 찾아가 영천경찰서와 친일 부호 이인석(李寅錫)의 집에 폭탄을 던지기로 약속하고, 폭탄 2개를 제조해 두었으나 거사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구 폭탄사건의 범인을 찾는 일본경찰의 수사망이 더욱 좁혀지자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大阪]에 있는 동생 장의환(張義煥)에게로 가서 은신해 있던 중 1929년 체포되었다. 1930년 1월 6일 대구법원에서 사형언도를 받고, 복심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되어 6월 6일 옥중 순국했다. 1962년 건국훈장 국민장이 추서되었다.
1927년 10월에 있은 ‘대구조선은행지점폭탄사건’은 같은 해 12월의 동척(東拓)사건과, 8년 전의 서울 동대문사건, 밀양사건과 함께, 그 무렵 조선내의 4대 폭탄사건 중의 하나로 일제의 간담을 가장 서늘케 한 사건이었다. 대구의 일인고관들과 친일토호들의 목숨을 노린 이 사건의 주역은 1895년 경북 칠곡군 인동에서 태어난 장진홍(張鎭弘)의사였다. 아쉽게도 일본경찰 4명의 중경상자만 내고 체포된 후 사형선고를 받은 장의사는 “왜놈의 손에 교수형을 받을 수 없다”며 1930년 6월 5일, 36세를 일기로 대구형무소에서 자결했다. 옥중에서까지 결사항일의 투지를 내외에 과시하고 분사한 장의사였다.
장의사는 폭탄사건 후 용의주도한 은신술로 일경의 수사망을 따 돌렸다. 그러나 은신 2년 반여 만에 조선인 밀고자와 조선인 고등경찰관에 의해 체포됨으로써 그를 추모하는 인사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게 했다. 일제가 1936년에 펴 낸 <조선 사상범 검거실화집>에 따르면 이 사건을 전담한 수사관은 경상북도경찰부 고등과의 최석현 당시 경부보(警部補)였다. 최 외에, 대구경찰서의 남(南)순사부장과 정(鄭)순사가 있었다. 당시 후꾸다(福田)고등과장 휘하엔 구보다(久保田)란 일인 경부도 있었지만 최석현이 수사반장 역할을 했다.
1893년 경북 봉화에서 출생해, 나중 야마모토 쇼시(山本祥資)로 창씨개명한 최는 심산 김창숙(心山 金昌叔)지사를 ‘앉은뱅이’로 만들었을 정도로 독립지사들에 대한 악랄한 고문으로 악명을 떨친 경찰이었다. 이런 공로 등으로, 경시(警視. 총경급)로 진급한 그는 해방직전 강원도의 고등경찰과장이란 막강한 지위에까지 올랐었다. 이들 조선인 고등경찰들의 간계에 의해 저항시인 이육사(李陸史)도 두 아우와 함께 대구형무소에서 3년간의 옥고를 치러야만 했다. ‘육사’란 호도 이 때의 수인번호 64번에서 유래된 것이었다.
<대구조선은행지점 폭탄범을 법정에 보내기까지>란 소제목으로, 최석현이 무용담 삼아 자필한 앞의 ‘실화집’에 따르면 이 폭탄사건은 한 때 미궁으로 빠질 뻔 했었다. 그것을 최 자신이 후꾸다 고등과장을 설득, 재수사하게 되었으며, 이 후 조선인 ‘박모’의 결정적인 밀고로 급진전이 되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가명 ‘박모’는 뒷날 일본헌병대의 주구노릇을 한 김 아무개로 밝혀졌다. 최의 ‘무용담’에는 이 외에도 10여명의 남녀조선인들이 수사의 하수인노릇을 톡톡히 한 것처럼 묘사돼 있다. 마치 동족 여럿이 합세하여 한 사람 동족의 고난에 찬 독립투쟁을 짓밟은 형국이다.
사실 일제에 강점된 지 스무 해쯤 되던 이 무렵은 강점초기와는 달리 저들의 교활한 이이제이(以夷制夷)수법이 제법 먹혀드는 세태였다. 회유가 안 통하면 매수요, 그마저 안 되면 협박이었다. 조선 사람을 앞세울수록 일은 수월히 풀렸다.
“--이미 저들의 세상이 되었겠다, 살아보니 그 전이나 지금이나 민초들이 살기는 매한가지더라. 나라가 있을 때도 언제 나랏님이 백성을 보살펴주었더냐. 탐관오리들의 가렴주구인들 좀 심했느냐. 그 판에 상놈이다, 백정이다, 하며 사람취급인들 해주었더냐. 독립운동? 말은 좋다만, 하려면 어디 잘 먹고 잘 살은 고관대작, 토호향반네 당신들부터 먼저 해 보슈. 부자 몸조심 한다고, 당신들이 더 친일을 하는데, 힘없고 굶주린 우리 바지저고리인들 내 미는 회유의 손 뭐 땜에 뿌리치겠느냐--”
동족을 등친 무리들의 주장 가운데는 이렇듯 천연덕스러운 항변도 없지 않아 있었다. 장진홍의사의 폭탄투척은 어쩌면 이런 일부 ‘얍삽빠른’ 기회주의자들의 자기합리화논리나 토호향반들의 몸조심 친일에 대한 이중의 경종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불행히도 어느새 세뇌되어 힘을 기른 일제의 충견들에 의해 문턱에서 좌절되고만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칠곡군 인동면에서 출생한 장진홍은 애국지사 장지필 선생에게 수학하고 인명학교를 졸업한 후 조선보병에 입대했다. 그러나 군대해산과 함께 한일합방으로 나라를 잃게 되자 스스로 누를 수 없는 비분강개로 해외로 나갔다. 연해주에서 광복군에 가입, 노령 하바로프스크에서 보병조전으로 군대교련에 주력하는 등 조국광복에 활동하다가 다시 국내에 잠입하여 매약행상의 가장으로 왜적의 기관을 폭파하여 국민의 의혈을 격동시키려 했다. 1927년 조선은행 대구지점에 폭탄을 던져 은행 건물을 파괴하고 일본오사카 동생집으로 도피했다가 2년만에 구적 외경에게 체포되어 법정에 서게 되었다. 일본 법정에서 당당히 대의를 들어 일본의 미천대죄를 통매하여 그 간담을 서늘케 했다. 마침내 사형언도를 받자 태연히 웃으며 퇴정해적에게 사형을 당하느니 차라리 자결로써 적의 손에 죽지않으리라 하여 옥중에서 음독순절했다. 향년 3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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