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진일재 유숭조(眞一齋 柳崇祖. 1452-1512) 선생의 [大學三綱八目箴]과 [性理淵源撮要]를 합본하여 1688年 重刊한 木板本 [대학잠(大學箴)] 單冊으로 말미에 謹依 中宗大王命刊舊例重刊于本孫家 戊辰(1688)十月日의 重刊記, 歲黃狗(戊戌. 1658)菊秋下澣豊山後學金應祖謹識가 있다. 약간의 부분 얼룩 외 기타 보존 상태 양호하다.
<크기> 21×33.1cm
<참고1> [대학잠(大學箴)]
柳崇祖(1452-1512)가 ≪大學≫을 재해석하여 쓴 ≪大學三綱八目箴≫과 1511년(중종 6)에 함께 올린 ≪性理淵源撮要≫를 합본한 책을 1688년(숙종 14)에 重刊한 것이다. ≪大學三綱八目箴≫은 柳崇祖가 成均館 大司成으로 있을 때 중종이 성균관에 와서 橫經問難한 이후 정치에 대한 자문을 받고 ≪大學≫에 대해 재해석하여 쓴 책이다. ≪性理淵源撮要≫는 經傳에서 논한 性命의 淵奧와 諸儒가 辨析한 것 중에서 正論을 뽑은 책이다. 이 책의 卷末에는 柳洵의 跋文이 있고‚ 이어 柳崇祖의 후손인 柳淰(1608-1667)이 지은≪進大學十箴性理淵源撮要疏≫가 실려 있다. 柳淰의 疏에 의하면 이 책은 兵亂에 화를 입어 거의 구할 수 없었다가 柳淰이 嶺南에 귀양가 있을 때 우연하게 구하여 효종에게 다시 올렸고 이에 효종은 虎皮를 내렸다고 한다. 마지막에 있는 金應祖(1587-1667)의 跋文인 ≪大學十箴性理淵源撮要重刊後識≫에서 이 책을 1688년에 重刊하였음을 알 수 있다. ≪大學三綱八目箴≫은 유숭조가 죽기 1년 전인 1511년에 마지막으로 찬한 것으로 평생 공부한 것이 여기에 제시된 것에 불과하다고 할 정도로 유숭조의 학문이 모아졌다고 할 수 있다. 책을 올리며 쓴 序에서는 ≪大學≫의 도를 修齊治平의 規矩準繩으로 이해하고‚ 君은 所自出‚ 臣은 所由施‚ 民은 所當從해야 한다는 이유로 ≪大學≫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였고‚ 또 規矩準繩은 吾心의 好惡之正而不偏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또 함께 쓴 上箋에서 유숭조는 眞德秀의 ≪大學衍義≫와 丘濬의 ≪大學衍義補≫를 분명히 지적하고 이제야 性理의 本末을 깨달았다고 하면서 ‘萬世敎人之蓍龜’와 ‘百辟臨民之軌範’을 제시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중종은 이 책들을 朝臣들에게 頒賜하고 經筵에서 진강하게 하였다. 그러나 내용을 검토해 보면 眞德秀의 ≪大學衍義≫나 丘濬의 ≪大學衍義補≫에 비해 이 잠은 지나치게 간단하고 소략하여 두 책의 내용을 반영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大學≫의 논리체계를 보여준다는 정도에서 그칠 뿐이고‚ ≪大學衍義補≫는 참고했던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大學三綱八目箴≫의 내용은 明明德箴‚ 作新民箴‚ 止至善箴‚ 使無訟箴‚ 格物致知箴‚ 謹獨箴‚ 正心箴‚ 修身箴‚ 齊家治國箴‚ 絜矩箴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은 三綱을 그대로 각각 箴의 제목으로 삼았으나 八條目의 경우에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다. 특히 ≪大學≫의 목차에서 약간 벗어나 使無訟箴이나 格物致知箴 뒤에 謹獨箴‚ 絜矩箴을 새로 설정하여 기존의 八條目에 더하여 설명하였다. 이는 반드시 ≪大學≫의 팔조목에 얽매이지 않고 나름대로 재해석하여 잠을 만들려고 시도한 것이다. 예컨대 삼강령 외에 使無訟箴을 설정하여 是非를 가리는 문제를 군주의 임무로 위치시키고 이를 明明德의 문제로 보았던 점은 군주와 명명덕의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설명한 것이다. 또한 格物致知에서 治國平天下의 항목까지 일관되게 修己가 가장 핵심임을 지적하고‚ 특히 군주에게는 謹獨과 絜矩의 중요성을 부각하여 箴의 이름으로까지 삼았던 것은 군주의 수양을 무엇보다도 강조한 것이었다. 즉 ≪大學三綱八目箴≫은 제왕학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性理淵源撮要≫의 내용은 먼저 ≪周易≫ ≪繫辭傳≫에 나오는 易의 道와 太極에 관한 설을 周敦頤와 朱熹의 설을 인용하여 설명하고‚ 주돈이의 ≪太極圖說≫을 朱熹·眞德秀의 설을 인용하여 설명하였다. 다음으로 心性情意志氣理命·天人心性情·心之虛靈知覺神明에 대해 朱熹·陳淳·程逈·饒魯의 설을 인용하여 해설하였다. 또 釋迦·老子·楊朱·墨翟에 대해 여러 儒者의 설을 인용하여 논하고‚ 性氣에 대해서는 孟子와 告子의 설을 비교하고 朱熹·張栻·蘇軾·胡文定·胡宏·韓愈·黃榦·陳淳·陳埴등의설을인용하여논하였다. 또 程復心이 撰한 理氣說을 싣고‚ 列子의 ‘渾淪’‚ 漢 ≪律曆志≫의 ‘函三爲一’의 뜻을 풀이하였다. 柳崇祖는 중종때 成均館 大司成으로 18년 동안 재직하며 趙光祖 등 신진유림을 다수 배출하여 성균관의 학통을 새롭게 傳授하였다고 평가된다. ≪書經≫·≪易經≫·≪禮記≫ 등에 밝았고‚ 天文과 曆象에 통달하여 손수 혼천의를 만들기도 하였는데‚ 특히 그의 ≪七書諺解≫는 언해의 효시로 후학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정재훈)
<참고2> 유숭조(柳崇祖. 1452∼1512)
조선 중기 문신.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종효(宗孝), 호는 진일재(眞一齋). 영흥대도호부사(永興大都護府使) 유빈(柳濱)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유경손(柳敬孫)이고, 아버지는 서령 유지성(柳之盛)이며, 어머니는 권득(權得)의 딸이다. 1472년(성종 3) 사마시에 합격해 진사가 되었으며, 1489년(성종 20) 식년 문과에 병과로 급제해 교서관정자에 발탁되고 사유록(師儒錄)에 들었다. 그 뒤 사간원정언(司諫院正言)·홍문관부교리(弘文館副校理)·사헌부장령(司憲府掌令) 등을 지내면서 정부 관원들의 기강 확립과 국왕에 대한 간쟁에 힘썼다. 1504년(연산군 10) 국왕의 어지러운 정치를 직간하다가 미움을 사서 원주로 유배되었다. 그 뒤 중종반정으로 복직되고, 이와 함께 네 자급(資級)을 뛰어 판결사에 등용되었고, 공조참의로 옮겨져 삼공(三公)들의 주청으로 경연관을 겸임하였다. 이어 성균관대서성·동지중추부사가 되어 성리학의 학통을 새롭게 젊은 문신들에게 전수했고, 황해도관찰사에 임명되었으나 사장(師長)의 자리를 그가 아니면 지킬 사람이 없다는 삼공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재임되었다. 18년 동안의 벼슬길을 거의 성균관에서 보내면서 조광조(趙光祖) 등 신진 유림을 다수 배출시켰으며, 성리학의 학풍을 크게 북돋우었다. 『서경』·『역경』·『예기』에 밝았고, 특히 천문·역상(曆象)에 통달해 자신이 손수 혼천의를 만들기도 하였다. 특히, 그가 남긴 『칠서언해』는 언해의 효시로 후학들에게 큰 공적을 남겼다. 또한 벼슬길에서 보인 강직함과 직언을 서슴지 않았던 언간의 올바른 정신은 후학들에게도 모범이 되었다. 벼슬은 동지중추부사에 이르렀다. 저서로는 『진일재문집』 4권, 『대학잠(大學箴)』 1권이 있다. 시호는 문목(文穆)이다.